2022년 10월 20일~12월 22일까지 10회에 걸쳐 온라인시범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.
5강 "손 끝의 감각으로" 수업에서 오일파스텔과 수채오일파스텔 등을 탐색했답니다. 화지도 다양하게 선택되어 어떤 종이 질감에 어떤 파스텔이 올려질 때 어떤 느낌의 그림이 나오는지 오랫동안 실험했지요.
위 작품은 시범수업에 참여한 권**님의 작품이랍니다. 미술치료사로 일하고는 있지만,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미술을 따로 배우지도 않아서 늘 자신의 역량에 대해 고민하던 분이었죠. 그런데 '김희덕의 세상의 모든 조물거리' 강좌를 통해 '무엇을 그려야겠다'는 의도에 따른 부담감 없이 다양한 재료들을 탐색하다가 재료가 이끄는대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미술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작업들의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네요.
권**님은 이번에 고운 체에 파스텔을 문질러서 사포지에 가루를 떨어뜨려서 작업을 했습니다. 너무 만족스러운 푸른 하늘 아래 들판이 펼쳐지자 갑자기 거리감을 표현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, 그래서 가장자리에 오일파스텔을 얹어 프레임 효과를 줘 보았다고 합니다. 자기 작품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흡족해져서 권**님은 평소와 달리 그림에도 제목을 금방 달았습니다. 작품명은 '아스라이.'
정**님은 글을 쓰시는 분으로 그림 경력은 미천하다고 합니다. 색연필을 써서 식물들을 그리는 '보태니컬아트'를 배워본 적이 있다는데, 꼼꼼하고 정밀한 성격이라서 그런 그림은 적성에 잘 맞았다고 합니다. 대신 시원시원하게 맘가는대로 즉흥적으로 그리는 그림이 너무 해보고 싶었던 정**님은 오일파스텔의 다소 둔하고 기름진 성격 때문에 그런 그림이 그려졌다고 만족해 했습니다. 고운 사포지에 오일파스텔과 수채오일파스텔을 같이 섞어 쓰면서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느낌이 좋았다고 하네요.
60대 후반의 윤**님은 박스지에 자신이 좋아하는 고양이를 슥슥 그렸습니다. 젊어서 공예과를 나왔지만 그림을 그린 적은 없던 윤**님은 얼마전부터 너무 심심해서 동물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. 드디어 동료들에게 과시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연습해오던 것을 쓱쓱 그렸는데 다른 사람들이 창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을 보고 머쓱해졌습니다.
수업을 마친 뒤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을 따라 해보고 싶어서 고운 사포지에 오일파스텔을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집에서 한 장 더 작품을 그렸는데, 평소의 작업과 달리 독특한 색감의 반구상적인 풍경화가 되었어요. 역시 동료들은 최고의 학습 환경이자 영감과 자극의 원천인 것 같습니다.
파스텔과 크레용, 크레파스와 오일파스텔, 그리고 수채오일파스텔 모두를 탐색하면서 사포지에 종합적으로 재료를 써서 그린 김**님의 작품입니다. 60대에 들어선 김**님은 얼마전까지도 미술치료사로 일하셨고 지금은 교육기관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. 제목을 '그리움'이라고 하셨네요. 어딘가를 아득히 바라보고 있는 여인의 눈매가 제목과 잘 어울리네요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