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품

다시배움 오디오극단 2nd 드라마: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

이번 다시배움 오디오극단 시즌2 작품은 채만식의 <레디메이드 인생>입니다. 1934년에 발표된 채만식의 단편소설을 오디오드라마로 각색한 거죠.

당시 가난한 지식인의 고뇌를 담고 있는데요, 원작에는 근대 소설들의 분위기가 대부분 그러하듯 무기력하고 나른하게 내적 갈등과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. 이야기 속 발단은 시골에 맡겨둔 어린 아들이 서울로 올라올 거라는 전화 한 통입니다. 결국 돈에 쪼들리는 이 지식인 아버지는 지식이 다 필요없다는 생각으로 7살 어린 아들을 인쇄소에 노동자로 넘겨버립니다.

저희는 채만식이 살았던 시대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어서 소설 그대로 이야기를 펼쳐낼 수는 없었습니다. 하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 특정한 지식인들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생활고를 겪으며 자신들이 날개를 다 펼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괴로워하고 있죠. 예전에 다시배움 독서모임에서 <나는 시간강사다>를 읽고 느낀 게 많았던 터라, 저는 교수가 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어느 지식인 아버지를 상상하며 현대판 주인공으로 삼아보았습니다. 원작에서는 이름 없는 화자였지만 저희 드라마에서는 박동규라는 분이십니다.^^

역시나 일 때문에 시골 형님 댁에 맡긴 어린 아들이 하루아침에 아빠에게 올라온다는 전화 한 통이 우리 주인공의 선택을 크게 바꾸게 됩니다. 그래도 오늘날의 지식인 아버지는 1930년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회 변화를 염두에 두고 극을 풀어내서 결과적으로는 원작과 많이 다른 이야기가 되었습니다. 핵심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고, 거기서 공통점을 본 것이며, 발단인 "어린 아들이 당장 올라온다"를 동일 소재로 썼고, 지식인이 개인이 아닌 아버지로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에서 두 시대의 차이를 드러냈습니다.

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창부는 없고, 동료 지식인들은 등장합니다만 완전히 다른 식으로 등장하며, 2부 끝에 붙은 메이킹 필름(앞 글에 소개한 동영상)에서 한 극단원이 말하고 있듯, 우리 주인공 박동규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이끄는 다양한 조연들이 드라마 극본에서는 새로 추가되었습니다.

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20분씩입니다.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. 재밌게 들어주세요.


마감 임박

마감임박 강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.